울퉁불퉁한 길에 휠체어 '덜컹덜컹'..곳곳 '교통 장벽'
[앵커]
요즘 나들이철을 맞아 주말이면 시내 곳곳이 시민들로 북적이는데요.
하지만 장애인들은 마음 편히 외출하기가 쉽지 않습니다.
휠체어로 다니기 어려운 길이나 장애물이 많기 때문인데, 김지숙 기자가 직접 돌아봤습니다.
[리포트]
지체장애인 박정숙 씨는 요즘 외출할 때마다 긴장을 늦출 수 없습니다.
30년 넘게 오가던 익숙한 길이지만 구청에서 보도블럭을 울퉁불퉁하게 바꾼 뒤로 사정이 달라졌습니다.
[박정숙/서울시 종로구 : "막 덜컹거리고 옆으로 튀고 막 이랬거든요. 온 몸이 다 흔들려서 너무 아프고 엉덩이도 아프고..."]
안전을 위해 자동차 속도를 줄이겠다는 게 교체 이유라지만, 장애인에겐 오히려 위협이 된 겁니다.
[박경석/노들장애인야간학교 교장 : "우리도 편하게 지나갈 수 있어야 되지 않을까요?"]
평소 사람들이 몰리는 서울 청계천도 상황은 마찬가집니다.
휠체어가 갈 수 있는 경사로까지는 이 길을 따라 100미터 가량 가야 합니다.
그런데 폭이 좁고 곳곳에 나무도 심어져 있어 바퀴가 걸릴 우려가 있습니다.
아예 바위처럼 큰 돌들로만 만들어 놓은 길도 있어서, 휠체어는 물론, 기본적인 보행조차 쉽지 않습니다.
["잠깐만, 아휴..."]
[전윤선/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: "휠체어가 자기 마음대로 가요.지금 허리가 너무 아픈데... 내일 아무래도 병원 가야 될 것 같은데요."]
서울 서강대교 보행로의 경우, 다리 한쪽으로 진입은 가능하지만, 반대쪽은 계단만 있어서, 휠체어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습니다.
[전윤선/한국접근가능한관광네트워크 대표 : "다리 끝에 보니까 지금 계단이에요 지금 어떻게 해야 될지 너무 황당합니다."]
서울의 한강 다리 21개 가운데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 불과 8개.
장애인을 비롯한 누구나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, 이른바 '배리어 프리'인증 제도가 도입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길은 장애인에게 장벽 투성입니다.
KBS 뉴스 김지숙입니다.
김지숙 기자 (vox@kbs.co.kr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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